대구경북 대리기사의 카카오 대리 지지기에 관한 이야기

2024. 6. 10. 17:27생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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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갈 수록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리운전으로 수입 올리기가 힘들어진다.

경기가 나쁘고 대리기사 수가 늘어난 이유도 있겠지만 '카카오 지지기'가 널리 퍼진 이유도 한 몫 한다.

수입이 줄어 지지기 사용자가 늘어난 것인지 지지기 사용자가 늘어 수입이 줄어든 것인지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대구에 '카카오 지지기' 사용자가 적었던 이유

2023년 이전만해도 대구에서 지지기를 쓰는 대리기사는 매우 적었다. 이유는 대리기사모집 환경의 차이에 기인한다. 

 

타 지역의 경우 전방사무실(소속사)에서 기사를 모집한다.  이 때 소위 기사장사를 하게 되는데 기사에게 '월보험'과 '프로그램 이용료', '일비' 등을 받으며 기사로부터 고정적인 수입을 올린다.  이들 중 추가적인 수입을 올리려는 전방사무실에서 기사들에게 지지기 설치를 권유(강권)한다.  충청, 경북, 경남 지역 전방사무실은 상당수가 추천한다고 봐도 된다. (전라,강원 지역은 정보가 없다)

 

대구의 경우 '대구3사'라 불리는 '대구시민', '대구사랑', '세종'에서 대리기사를 모집한다.  이들은 나름 대형 업체들이라 수도권, 충청권의 전방사무실과는 개념이 다르다.  각자 자사의 콜을 자사의 앱으로 뿌려준다.  그러니 자사의 콜을 지지라는 개념이 성립하지 않는다.  콜마너가 콜마너플러스라는 반지지기를 유료화하기는 하지만 대구 업체들은 그런 짓도 하지 않는다.  대구 3사(시민,사랑,세종)가 똥콜이라는 것 외에는 기사착취가 전국에서 가장 적다.

 

이러한 이유로 대구의 대리기사들은 상당수가 '지지기'의 존재를 모른다.

 

대구에 '지지기' 사용자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

근래 들어 체감상 전업 대리기사들의 20% 이상이 카카오지지기를 사용하는 것 같다.  대구외곽지역인 하양, 영천, 현풍 등에서 기사들과 수다를 떨다보면 나만 빼고 다 지지기를 쓰는 경우도 있다.  이는 경북, 경남으로 갈수록 더 심해진다.  특히 대구권에서는 경산, 현풍 지역 대리기사들이 자기들만의 모임이 있고 그 안에서 지지기가 보편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경산 옥산2지구에 가면 똑같은 전동휠과 비슷한 복장을 한 전동대리기사들이 모여 있는걸 볼 수 있는데 그들 대부분이 지지기를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사실 그들이 지지기를 사용하기 시작한지는 수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왜 당신은 이제서야 '지지기'를 검색하고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인가?

 

그건 바로 당신의 수입이 예전만 못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의 수입수준을 유지하려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지기'를 알아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메카니즘으로 '지지기' 사용자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제 '지지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바보가 된 듯한 특이점에 도달하게 된것이다.  게다가 배달시장이 무너지면서 지지기에 익숙한 배달기사들이 대리시장에 대거 유입되었고 그들은 손가락으로 콜을 잡는건 정직한 것이 아니라 진부하다는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 

 

카카오가 대리기사에게 콜을 배정하는 순서

 

'지지기'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카카오가 대리기사에게 콜을 배정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카카오가 콜을 대리기사에게 배정하는 정확한 원리는 공개한 바 없다. 

하지만 기사들 사이에서는 카카오가 지수제로 콜배정을 한다는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래는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소들이다.

 

1. 신입버프 : 신규로 가입한 대리기사에게 지수를 올려줌. (1개월~3개월 정도로 알려짐)

2. 거리우선 : 출발지와 가장 가까운 기사에게 지수를 올려줌.

3. 연계우선 : 방금 카카오 콜을 완료한 기사에게 지수를 올려줌.

4. 단독배정권우선 : (프로)단독배정권을 사용한 기사에게 지수를 올려줌.

5. 등급우선 : 당일 혹은 일정기간 카카오 콜을 많이 수행한 기사에게 지수를 올려줌.

 

그 외 고객평가, 취소율 등도 고려할 수 있으나 상관없다는 의견도 많다.  개인적으로도 그 영향을 체감한 적은 없다.

 

 

카카오의 단독배정과 일반콜카드 그리고 바닥콜

카카오에 콜이 접수되면 지수에 따라 기사들에게 (프로)단독배정으로 콜을 보여준다.  프로단독배정권이 단독배정권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는데 (프로)단독배정권은 지수에 영향을 미치지 절대적으로 우선하는 것은 아니다. 기사등급이 높고, 출발지와 가깝고, 방금 콜을 완료한 기사가 프로단독배정권을 쓴 기사보다 콜이 먼저 뜰 수도 있다.

 

단독배정이라해서 자기 혼자에게만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한두명에게 우선 보여주고, 2초 후 10명에게 보여주고, 다시 2초후 20명에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정확한 시간과 인원은 모름)

 

대부분의 정상적인 단가와 양호한 출.착지의 경우 단독배정단계에서 누군가 수락한다.  하지만 낮은 단가, 출지와 착지에 문제가 있을 경우 아무도 안 잡거나 망설이게 되는데 이러면 콜리스트에 뜨게 된다.  이런 콜을 바닥콜이라 한다.  이와 동시에 주변에 있는 50~100명 정도에게 콜카드로 팝업이 뜨는데  이를 일반콜카드라 한다. 

 

대리기사가 많은 지역은 1Km 반경 정도의 바닥콜이 팝업되고, 기사가 적으면 3Km 넘어서의 콜카드가 팝업되는 경우를 상정해 유추한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 단계의 콜카드는 이미 리스트에 올라왔기 때문에 특정인에게만 주는 배정이라 볼 수 없다.  콜이 리스트에 등록되었다는 알림 정도의 의미다.

 

그러면 콜리스트와 일반콜카드 중 어느 것이 먼저 뜰까?  원칙적으로 리스트와 콜카드가 동시에 뜨겠지만 카카오대리 앱에서 '새로고침' 버튼을 계속 누르면 리스트에 콜이 뜬 다음 수 초후에 일반콜카드가 뜨는걸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대리기사들이 '새로고침' 버튼을 손으로 계속 누르거나 오토클리커 등의 매크로를 이용해 자동으로 누르게 한다. 

 

카카오지지기의 원리

남이 잡은 콜까지 뺏어오는 지지기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지지기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보지 못했다고 거짓말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지지기와 오토클릭커를 혼동해 지지기는 거짓말이라고 큰 소리치는 반푼이들도 많다.  세상에는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는 간단한 진실조차 외면하는 사람과는 상종하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내가 아는 지기기의 원리에 대해서만 설명하겠다.

 

지지기의 핵심기능은 리스트에 올라온 바닥콜을 가장 빠르게 잡아주는 것이다. 

 

'지지기'는 '카카오 대리' 앱의 백그라운드에서 작동하면서 새로고침을 지속적으로 하고  콜리스트가 갱신되면 설정한 조건에 맞는 콜을 자동으로 수락해준다.  이러한 동작들이 백그라운드에서 진행됨으로 오토클리커나 사람의 빠른 동작으로는 절대 지지기를 이길 수 없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은 콜리스트에 새로운 콜이 등록되었다는 사실조차 인식할 수 없다.  운이 좋아 콜리스트에 뜨더라도 이미 배차완료된 상태다.  자신의 느린 손가락만 탓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지지기'가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니다.  '지지기' 기사들은 필연적으로 콜취소율이 높다.  그로 인한 패널티가 주어지는지 단독배정이 잘 안 들어온다고 한다.  성실히 콜을 수행한 사람과 수입적인 면에서 별 차이 없다는 증언도 있다.  지지기 프로그램마다 다르것 같은데 어떤 지지기는 구버젼의 카카오 어플을 사용해야해 단독배정권이 안들어 온다는 얘기가 있기도 하다. 

 

 

지지기 대리기사가 살아가는 법

저녁 9시. 

대리기사인 필자는 대구의 핵콜지인 황금네거리에 있다.

카카오에서 안동 8만포인트짜리 콜을 단독배정으로 줬다. 

순간 머리속이 하애지면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안동까지 운행시간 2시간',

'카바로 복귀하는 시간 3시간',

'카바비 3만원'

'안동에서 대구로 오는 콜을 잡을 확률 5% 미만'

 

대부분은 이렇게 망설이는 순간 단독배정은 사라진다.

금액만 보고 성급하게 수락버튼을 누르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배차취소'를 할 수 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투잡이라면 무조건 '배차취소' 해야만 한다.

 

이런 콜들은 결국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지지기 대리기사는 이 콜을 받아 먹는다.  안동에 간 지지기 기사는 안동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는 걸 가정하고 있다. 안동기사가 8만원을 받고 대구까지 가기에는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꼭 대구만이 아니다.  구미,  선산, 예천 콜이 뜰 수도 있다.  그래서 지지기 기사는 안동에서 10키로를 범위로 3만원 이상 콜은 자동수락하도록 설정해둔다.  10킬로 거리는 기함급 휠로 15분내에 도착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안동보다 더 오지인 봉화 콜이 잡힐 수도 있다.  애초 지지기에서 봉화는 제외하면 되지만 지지기 기사는 10키로내 뜬금포를 노리는 탓에 격오지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   봉화에서 어떤 콜이 뜰지 아무도 모른다.  봉화에 대리기사는 자기 혼자밖에 없다.  물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혼자 키워먹으려다 20킬로 범위에서 지지는 2인1조에게 뺏기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지지기 대리기사의 수입은?

작년까지 필자가가 고수익을 올린 날의 패턴은 대구에서 부산 가는 콜을 잡은 날이다.  부산에서 창원, 김해, 양산, 기장, 울산 등의 장거리 콜을 노리면서 대구로 복귀하는 전략이었다.  대구 복귀콜을 잡을 확률은 낮았지만 부산.경남, 대구.경북 안에서 장거리 콜만 노리면 정말 행복한 아침을 맞을 수 있었다.  이런 날이 일이주에 한 번 꼴로 있었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필자는  부산에 간 적이 거의 없다.  바닥에 떨어지는 부산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과거에는 황금동에서 부산가는 6만포인트짜리 똥콜은 콜리스트에 떠있었고 아무도 잡지 않았다.  결국 몇 번 업단되면서 8만포인트 근처에서 사라졌는데 요즘은 이런 장거리 똥콜이 애초에 보이질 않는다.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사라진다는 얘기다.  

 

결국 이 콜들을 지지기 기사들이 잡아가는 것이다.  똥콜로 부산에 가면 뭐가 남냐고?  부산에서 또 장거리 똥콜을 타면 된다.  대구에서 부산까지 왕복 3시간이다.  대구, 부산을 왕복하는 각 6만포 짜리 똥콜을 두 개 타면 12만원의 수입이 생긴다.

 

그러면 지지기 기사들이 얼마를 벌까?  필자가 버는 돈의 2배를 번다.  

 

 

특이점에 도달한 지지기 기사들

 

지지기 기사들은 기사들이 많은 곳은 피해 다닌다.   그래서 외곽지역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데 그들은 콜창도 안보고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거나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다.  '지지기'를 몰랐을 때는 '참 게으른 기사들이구나'라고 그들을 힐난했다.  

 

대구에서 지지기 기사의 숫자가 일정수준을 넘어가면서 이제 지지기 기사들끼리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진다.  대구의 핵콜지인 황금네거리에서는 10명 이상의 기사들이 콜을 지질 것으로 추정한다.  심지어 대구도심에서 10Km를 지지는 2인1조도 있고 집에서 유튜브 시청하다 택시타고 달려나오는 기사들도 있다.  

 

지지기끼리의 경쟁이 치열해 짐에 따라 예전의 단가로 지지기를 사용하면 하루종일 한 콜도 못 탈수 있다.  결국 똥콜도 가리지 말고 외곽으로 빠져야 한다.   지지기 기사들이 똥콜을 쓸어가버리니 정상적인 기사는 콜리스트에 콜이 뜨질 않는다.  계속 9,600포인트 콜만 보게되니 그거라도 잡고 운행하게 된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 단가가 계속 떨어진다.  예전에는 9,600포인트는 절대 잡지 않는 금액이었다.  카카오가 최저가격 제한을 풀면 1,000원에도 갈 기세다.

 

지지기 기사들은 대부분 전업기사다. 이 말은 그들은 치열하게 대리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낸다.  그들이 찾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투폰전략이다.  한 대는 자기 명의로 정상적으로 카카오를 운영하고 다른 한 대는 타인 명의로 카카오만 지지는거다.   지져서 잡은 콜은 고객의 평가, 취소율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어차피 바닥에 떨어진 콜은 아무나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에게 콜 취소를 유도하고 현금으로 받는 위험천만한 행동도 벌인다. 

 

 

왜 카카오는 지지기를 단속하지 않나?

카카오가 지지기를 근절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구버전을 사용하는 기사들의 출근을 차단해버리거나 취소율이 높은 기사에게 강한 패널티를 주면된다. 

이런 조치는 서버에 아무런 무리도 없다. 

 

설령 이러한 조치들이 실효성이 없다라고 판단하더라도 기사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부정한 사람은 처벌 받는다"

 

이러한 메시지에 카타르시스를 느낀 사람들은 '지지기'를 사용해 이익을 취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때마다 인지부조화를 경험하게된다.  그로 인해 '지지기'의 사용확대를 억제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아마 모른척 하는게 회사에 이익이 되는가보다.

 

 

지지기를 사용할 것인가? 말것인가?

'지지기'에 관한 정보를 공개된 곳에서 얻기 힘들다.  

 

지지기를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지지기를 쓰지 않기를 바랄 것이고, 지지기를 안 쓰는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지지기를 쓰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결국 양측이 공통으로 이익이 되는 방향은 지지기에 관해 침묵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대구에도 지지기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지기를 쓰지 않으면 장거리 콜을 타기 힘들다.  운 좋게 장거리 콜을 배정 받더라도 따당을 칠 확률이 상당히 낮아졌다.   지지기 사용자가 사라지거나 줄어들 것을 기대하지 않는것이 좋다.  충청, 경북, 경남을 보면 일정 숫자 이상은 항상 지지고 있다.  대구도 곧 그렇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곧 서울에도 닥칠 것이다.  수도권은 로지, 콜마너 지지기도 상당히 보급되어 있다.  지지기로 인해 콜단가는 계속 하락할 것이다.  대리카페인 새달사만 봐도 과거처럼 업단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바로 빠진다는 불평들이 많이 나온다.  이게 과연 초보들과 대리기사가 많아진 탓 뿐일까?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지질것인가?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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